트렌드코리아 책은 열가지 트렌드 키워드에 대해 각각의 특징, 등장배경, 응용점 및 앞으로 시사점을 단계적으로 모두 제시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해석자 주관의 영역이며, 트렌드코리아팀이 한 해간 연구한 심도깊은 주관적인 해석의 집필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올 한해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하고 어딘가에 바로 응용해보겠다'라는 마인드로 읽으면 크게 얻을 것이 없는 책이다. 트렌드라는 것 자체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한 다소 뻔한 이야기들이라,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고, 또한 주관적인 해석의 영역이라 완벽하게 공감할만한 부분을 찾기도 쉽지 않다. 다만 트렌드코리아팀에서 오랜 시간 심도있게 분석하고 연구한 내용을 훑어보며, 같은 현상을 보는 내 의견은 어떤지 소비자 행태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앞으로 한 해간 현실 세계에서 비슷한 사례들을 마주하며 어떠한 트렌드 키워드에 접목시키거나 혹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심어준다. 그런 의미에서 트렌드코리아는 아직 마케터들이 매년 읽어보고, 고민해보고 생각 정리를 해보기에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보인다. -그냥 읽을 땐 몰랐으나, 독서노트를 쓰며 여러가지로 고민해 본 후 새롭게 깨달은 내용-
Don’t Waste a Single Second: Time-Efficient Society 분초사회
시간이 희소자원이 되면서 시간 효율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트렌드를 모두가 분초를 다투며 살게 됐다는 의미에서 분초사회라고 명명한다. 시간지상주의를 떠받들며 시간의 가성비를 높이기 위해 1. 돈보다 시간을 중시하고(쇼핑에 손품 발품 파는 가성비보단 시성비 중요) 2. 사용 시간 단위를 조각내며(반반반차) 3. 여러 일을 함께 처리하고(폰 멀티윈도우 기능) 4. 일단 결론부터 확인한 후 일을 진행하며(스포를 좋아함, 유튭 드라마 몰아보기) 5. 실패없는 쇼핑을 바라면서 극한의 시간 효율을 추구한다.(카톡 위시리스트, 특정분야 믿고사는 쇼핑몰, 인플루언서추천)
왜? 1. 소유경제에서 경험경제로 넘어가는 패러다임(명품보단 여행). 2. 분초단위로 돌아가는 IT 기술(카맵 초정밀 버스동선 등) 3. 시간을 들여 봐줘야 하는 볼거리가 많아짐(너무 많은 정보의 양 > 2배속, 3배속의 삶)
결과? 플랫폼의 시간 쟁찰전. 점유시간 뺴앗기. 쇼핑몰의 대형화(한곳에서 한꺼번에 쇼핑)
>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우리가 분초사회를 사는 이유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효율적으로, 몰입하여 시간을 쓰는 법을 잊었기 때문에 정신없는 분초사회를 살고있다. 콘텐츠와 IT기술은 오히려 우리에게 시간의 소중함을 잊게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정해진 시간에 여러가지 일에 왔다갔다하며 정신차리지 못하도록 만들고,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주입하였다. 그 결과로 우리는 겉보기엔 마치 시간을 아끼는 것처럼 모든 일을 빠르게, 그리고 한꺼번에 하지만, 이는 사실 시간을 버리며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몰입과 집중을 잊게 만들었다. 특히 일반 콘텐츠도 아니고 '감상'이 필요한 영화나 드라마도 2배속, 그리고 중간중간 skip 버튼을 누르며 보는 우리 세대의 모습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는 무관하며, 단순히 주의집중력이 떨어지고 퇴화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우리는 많은 기기와 콘텐츠와 함께 모든 것을 빠르게, 한꺼번에 경험하면서 점점 망가지고 있다.
Rise of ‘Homo Promptus’ 호모 프롬프트
프롬프트는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이 키워드가 호모, 즉 인간으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AI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화룡점정의 역량은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한 인간의 것이다.
호모 프롬프트(인간)은 인공지능 결과물에 비판적 사고를 통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름으로써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출 수 있다.
>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완전히 인간을 대체할 수 없으며, 기술이 앞으로 발전하더라도 인간이 주체적으로 사고하며 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특히 올해 부상했던 챗GPT는 여러번 사용해봤지만 똑똑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고, 개인적으로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고 느낀다.
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 육각형인간
완벽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성격 등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 없는 사람을 뜻하는 육각형 인간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의 반향으로 작용한다. 어차피 닿을 수 없는 목표라면 포기를 즐기는 놀이이자 타인을 줄 세우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육각형 인간 트렌드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흔들리는 사회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다.
>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그간 내가, 그리고 내 주변 다수가 인지했던 육각형 인간이란 '완벽'보다는 '여러 방면에서 평균 이상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각 꼭지의 총점이 100이라고 했을 때, 모든 점이 100점이어도 육각형이지만, 모든 점이 70점이어도 육각형이다. 중요한 건 어디 하나에 쏠리지 않고, 골고루 뻗어나가는 '정육각형'의 모습에 가깝다는 점이 MZ가 정의하는 육각형 인재의 포인트이다. (물론 모든 꼭지점이 30점이면 육각형 인재라고 알아봐줄 사람이 드물 것이므로, 모든 분야에서 70점 평균이상이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건 맞다.)
1. 육각형인간은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라며, 달성하기 힘든 엄격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일종의 담쌓기를 시도한다.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요소보다 운명처럼 타고나야 하는 요소를 더 높게 산다. 블라인드 같은 플랫폼에서 자주 보이는 대화패턴이 있다. "드디어 월급 600만원 넘겼어요"라는 글에 예전처럼 "잘했다"는 축하 댓글이 바로 달리지 않는다. 그보다 집은 자가인지, 모아놓은 자산은 얼마인지, 부모님을 위해 매달 지출해야 하는 돈은 없는지를 따지듯 묻는다. 2. 육각형에 얼마나 가까운지 그 가치를 숫자로 계량화하고 그것을 서로 비교해 서열을 매긴다. 요즘 유행하는 데이팅앱도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도구가 된다. 심지어 데이트에 별로 관심이 없으면서도 내가 남들에게 몇 점으로 평가받는지가 궁금해 앱을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데이팅 앱에서는 지성과 친절함을 표현하기 어렵기 떄문에, 오직 외모와 경제력만으로 서로를 평가하게 된다. 결국 부유하고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만 높은 점수를 독차지하게 되고, 앱 내에서의 불평등성이 증가한다. 3. 육각형인간 되기를 희화하해 놀이처럼 즐긴다. 어차피 이룰 수 없는 선망이라면 가볍게 가지고 노는 것이다.
육각형인간의 등장 배경
1.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해 아무나 육각형인간이 되지 못하도록 담쌓기는 우리 사회의 계층사다리가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세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동안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노력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의 2030세대는 성공을 타고난 자산(머리,공부,재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신분의 상향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노력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 비교를 통해 등급을 매기고 나의 가치를 숫자로 증명하는 현상은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관계 깊다. 소셜미디어는 비교의 일상화를 가져왔다. 3. 자아와 현실을 과장해 육각형놀이에 몰두하는 이유는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나의 충돌을 막는 일종의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실제 자아와 이상적 자아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순간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들은 현실을 놀이화함으로써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 육각형인간의 특성.
첫째, 우리는 노력보다 타고남의 가치를 우선시하는가? 노력신화가 정말 무너진 건가? 난 아니라고 보는데, 그냥 아니라고 바라는 걸 수도 있다.. 단 육각형의 여섯 꼭지 중 한가지인 "집안"이라는 꼭지는 유일하게 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며, 이는 피해갈 수 없는 하나의 꼭지이기에, 타고남의 영역이 어느정도 더 중요해진 것은 맞다. 그런데 나머지는 만약 사실이라면 그 이유를 도대체 알 수도 공감할 수도 없다. 이렇게 미디어가 발달하여 단군 이래 자수성가하기 가장 좋은 시대가 되었는데 '신분의 상향이동이 어려워졌다?' 정말 공감할 수 없다. 그냥 노력하기는 싫고 타고난 것은 부러워하는 치졸한 심리, 열등감의 집합체가 너무 많아진 것 같다.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미디어에서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에게 노출되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노력보다는 재능에서 원인을 찾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이러한 특징은 전 세대에도 가지고 있었던 공통적인 인간들의 특징이지만, 오늘날 우리 세대는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열등감을 가진다. 우리 세대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의 탄생을 매일매일 보게 되고, 이들을 따라하는 사람들은 소수, 나머지 다수들은 그저 열등감 덩어리가 되어 서로를 헐뜯을 뿐이다.. 안타깝다.
둘쨰, 우리는 계량화와 서열질을 하는가? 그 원인 중 상당 부분은 SNS의 발달인가? 둘 다 완전히 맞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위에서 서술한 이유이다.
셋째, 육각형인간을 놀이처럼 즐긴다. 어느정도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방어기제이다.
육각형인간의 등장배경.
나는 이 모든 특징의 육각형인간이 등장한 배경 중 상당 부분이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관'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실제로 전반적으로 육각형형 인재라는 용어는 결혼 연령이 늦춰지는 우리 2030 세대들을 중심으로 배우자를 찾는 상황에서 쓰이고 있는 말이다. 특히 여자가 남자를 볼 때 '육각형남자'를 많이 추구하며, 남자끼리 남자를 평가할 때 육각형에 근거해 서열화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예전엔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라는 한줄의 공식이 남녀의 결혼관에 공통적으로 반영되었다. 하지만 이제 평균적으로 경제력을 갖추게 된 여성들이 혼인 상대로 남자의 외모를 중시하게 되며, 미디어에 일등남편으로 묘사되는 다정다감한 남편들을 모습을 바라게 된다. 이렇듯 여러가지 면모를 바라게 되는데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없으니, 배우자로서 갖춰야할 필수 몇가지의 덕목은 최소 평균 이상으로 갖추길 원한다. 즉, 정육각형 남성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것인데, 그만큼 모든 꼭지에 치우치지 않고 좋은 점수를 갖춘 사람을 찾기가 힘든 현실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본다.
Getting the Price Right: Variable Pricing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오늘날 일물일가의 법칙은 사라졌다.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빅데이터의 활용과 실시간으로 모든 변수를 측정해내는 AI의 발달은 시간, 장소,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일물N가의 세상이 열었다. 이제 최저가가 아니라 최적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간에 따라 가격 조정, 개인 맞춤형 가격설정, 선택 옵션에 따른 가격 설정 등
> 흠 뻔한 이야기인데 요즘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라고 공감하기는 어렵다.
On Dopamine Farming 도파밍
요즘만큼 재미를 좇는 일이 일상이 된 적은 없었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을 도파민이라고 부른다. 게이머가 파밍(플레이어가 게임 캐릭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작물을 수확하듯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하며 아이템을 모으듯, 사람들은 재미를 모은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도파밍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 요즘 사람들이 보여주는 재미 추구 행동에는 특별함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이 재미라고 느끼는 속성이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지고, 그 지속시간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파민의 유형 1. 랜덤 상황이 선사하는 재미 추구(랜덤코디챌린지). 2.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상황에서 경험하는 일탈의 재미 추구(사일런트 디스코). 3. 도전 자체도 무의미하고 결과도 알 수 없는 무모한 도전(레드불 스트라토스 자유낙하,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 4. 기괴하고 가학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를 자초하고 해소하는 반전의 쾌감(귀신의집, 뺨떄리기대회)
도파밍의 이유는 1. 재미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 원래는 유희는 곧 시간낭비로 인식되었다면 현재에는 재미와 생산성이 양분화되지 않는다 2. 매체의 변화에 따라 재미의 방식이 변했다. 현재 영상언어의 시대에서 재미는 좀 더 빠르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재미가 없으면 곧바로 채널이 돌아간다. 특히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의 집중력이 더 낮아지고 있다. 오늘날의 재미는 더 시각적이고 본능적이고 직관적이고 강렬한 형태이다. 3. 실적주의적 사고에 대한 피로 혹은 반발이다. 도파밍에서 중요한 단어는 '그냥'이다. 아무 목표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갓생이 저성장과 코로나 장기화 등을 경험한 젊은 세대가 불안을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자구책이라면, 도파밍은 부정적으로 강화된 성장에 대한 압박과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 이완된 일상에서 재미와 행복을 찾고자 하는 생존전략인 것이다. *우리의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반복적으로 추구하는 팝콘브레인이 되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 대부분 공감된다. 우리는 특히 숏폼 영상콘텐츠를 중심으로 도파민에 중독되고 뇌가 절여져가고 있다.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며 도파밍에 빠지는 유형은 크게 두가지 분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첫째 콘텐츠의 재미를 소비하고, 둘째 숏폼 매체 자체를 소비한다. 첫번째 유형의 도파밍에는 위에서 저자가 제시한 4가지 유형 등으로 나타나며, 자극적인 재미를 주지 않는다면 바로 채널이 돌아가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두번째 유형인데 위에 언급한 유형의 재미가 없어도 숏폼 매체 자체를 소비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콘텐츠의 재미나 질은 중요하지 않으며 단순 우리가 원하는 속도감과 길이로 다양한 요소의 자극을 전달해, 우리는 끊임없이 도파민을 충전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된 내용을 다룬 <도둑맞은 집중력>, <도파미네이션> 등이 올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이는 우리 중 상당수가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나 도파민으로부터 도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뜯한다.
재미라는 것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나, 이렇게 '새로운 내용, 빠른 영상, 짧은 영상' 그 자체에 대해 중독적으로 소비하고 자극을 찾는다는 사실은 우리 인류에게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 성인 그리고 아동의 뇌 발달 그리고 집중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Not Like Old Daddies, Millennial Hubbies 요즘남편 없던아빠
결혼이 인생의 가장 큰 선택이 된 오늘날, 결혼 후 남자에게 기대되는 역할이 전에 없이 달라졌다. 가사 노동과 육아, 가족 관계의 균형점이 이동하고 있다.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 역할이 바뀌어 가는 요즘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는 없던 아빠들이 가정과 기업, 나아가 소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 특별히 올해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자연스레 남성과 여성의 가치관과 생활행태도 변하는 것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다. 그 중 다이슨 청소기 홈쇼핑 시청자 중 2030남성이 여성보다 시청률이 2배 높다거나(TV ID의 오류가 있을 순 있다), 최근 2년 결혼한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 부담 비율이 남성 60% (1억 7천), 여성 40% (1억 4천)으로 조사되었다거나,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비중이 28% ? 까지인가 올라갔다는 건 눈여겨볼만한 인상깊은 변화이다. 수치로 보니까 더욱 와닿는 우리 사회의 변화이다.
Expanding Your Horizons: Spin-off Projects 스핀오프 프로젝트
스핀오프란 사전적으로 누에고치에서 실을 잣듯이 '파생되다', '분리하다'라는 의미다. 주로 콘텐츠산업에서 '어떠한 특정한 원작에서 파생되어 나온 작품'을 지칭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던 스핀오프가 이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비교적 저예산과 유동적인 전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해보는 스핀오프는 기업 입장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또 성공할 경우 예상 밖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들도 커리어 개발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변화의 시대, 스핀오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브랜드스핀오프(프라다>미우미우, 노브랜드>노브랜드버거), 미디어스핀오프(MBC>14F,소비더머니), 기술스핀오프(NASA의 우주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응용되는 것=적외선체온계 등), 조직스핀오프(대기업의 사내벤처설립), 개인경력스핀오프(본업 외 경력개발. 사이드프로젝트)
> 전반적으로 공감되는 말이나, 너무 아무 곳에나 다 스핀오프를 갖다붙였다는 느낌을 지우지 않을 수 없다ㅎ. 어디부터 어디까지 스핀오프라고 정의할 것인지 그 기준이 모호하다. 단순히 한 회사에서 사업확장한 것을 스핀오프로 볼 것인지, 혹은 다른 기준을 부과하냐에 따라 스핀오프의 범위와 예시는 많이 달라질 것 같고, 이에 따라 트렌드라고 볼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프라다에서 같은 회사에서 세컨 브랜드로 출시한 미우미우에 프라다와 같은 세계관을 엮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미우미우만의 색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이것을 브랜드 스핀오프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스핀오프를 어떤 범위로 정의하든, 튼튼한 기업/원작/콘텐츠를 기반으로 뻗어나가는 새 비즈니스들이 더 강력한 신뢰와 파워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는 것은 명백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어디까지 사업을 스핀오프하며 확장할지 흥미진진하다.
You Choose, I’ll Follow: Ditto Consumption 디토소비
"나도"라는 의미의 Ditto가 소비 현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나의 가치관과 취향을 오롯이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디토소비는 구매 의사결정에 따르는 복잡한 과정과 시간을 건너뛰어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FOBO(fear of better options), 즉 실패의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편, 디토소비가 뜬다.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것과는 달리, 나의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주체적 추종의 모습을 띤다. 과거에는 다수가 좋아하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스타를 찾아 몰려들었다면, 디토소비에서는 자신의 뾰족한 취향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브랜드 충성도가 현격히 떨어진 시점에서 제조사나 브랜드를 따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콘텐츠/커머스를 추종하는 것이 훨씬 만족할만한 휴리스틱이 된 것이다.
상품이 갖는 가치를 발견하고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상품해석'이 이제는 구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이러한 상황 속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골고루 출시하는 와중에도, 해당 기업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시그너처 제품이 필요하다.브랜드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퇴색된 오늘날 유통시장에서 성공적인 시그너처 제품의 활용은 소비자에게 기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 단지 제품력만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철학, 관점, 취향을 담은 '시그니처' 상품이나 브랜드가 디토소비의 파고를 해쳐나갈 수 있는 기함 역할을 해줄 것이다.
디토의 종류: 사람디토(옆집언니 최실장의 산다vs안산다 / 팔로워는 1만명 미만의 나노인플루언서면 충분), 콘텐츠디토(영화나 드라마 보고 여행 목적지 결정), 커머스디토(버티컬커머스)
> 처음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져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커머스를 추종한다는 것' 자체가 역설로 느껴졌다. 사람과 커머스도 어쨋든 다 브랜드인데, 복잡한 의사결정을 하기 싫어질수록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여 의사결정 과정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근데 보다 세밀하게 생각해보면, 전통적인 제조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그리고 유명 광고모델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고, 본인 취향의 인플루언서에 대한 충성도와 그 영향력이 가장 막강한 시대라는 점이 공감간다. 제조업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졌고, 유통사는 모두의 취향에 공급할 수 있는 최대한 다양한 상품 구색을 마련하되, 특정 분야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쿠팡과 오늘의집은 모두 각분야 1등 커머스플랫폼이지만, 쿠팡은 혜택(상품성) 때문에, 오늘의집은 브랜드(커머스디토) 때문에 방문하게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굳이 다른 곳에서 더 저렴한, 더 다양한 상품을 검색할 필요 없이, 나의 인플루언서인 오늘의집 플랫폼 그 자체가 추천제품, 베스트제품으로 제공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면, 커머스디토의 성공적인 예시이지 않을까? 오늘날 유통플랫폼이 지향해야 할 지점이다.
ElastiCity. Liquidpolitan 리퀴드폴리탄
현대의 도시와 지역이 액체처럼 유연하고, 서로 연결되며,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가변체라는 점을 강조한 명명이다. 인구는 감소하고 광역 교통은 발달하는 현대사회에서 유목적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지역은 이제 하나의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이동하고 흐르는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주인구(거주하는 인구)보다 관계인구에(지역과 관계를 지닌 외부인을 포함하는 인구) 방점을 찍는 유연도시 리퀴드폴리탄이 주목받는다. 불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을 우려하는 시대에 리퀴드 폴리탄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단순히 인구소멸 지역을 살리는 것에서 나아가 다양성과 창의성 측면에서 성장판이 열린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서울의 인구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천만도시로 불리던 서울은 2016년 인구 1000만명이 무너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고 2022년 942만으로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매일 생활인구가 유입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살지 않는 약 300~400만 명의 사람들이 서울에서 생산하고 소비한다.
누가 리퀴드폴리탄을 만드는가? 1. 시그니처스토어(양양 서피비치), 2. 지역기업가, 3. 도시기획자(글로우서울: 창신동 절별 지대 기획), 4. 커뮤니티
리퀴드폴리탄 등장배경. 1. 저출산과 고령화(급격한 인구성장세에나 대규모 재개발). 2.교통과 기술의 발달 3. 플로팅 세대(노마드 라이프스타일)
> "뭔 소리야, 서울 집중화가 얼마나 심각한데"라는 생각으로 읽다가, 어느새 어느정도 공감이 된다. 적어도 몇년 전보다는 지금 서울 외 도시의 개성이 더 많이 드러난 것 같다. 특히 두가지 원인이 가장 공감간다. 첫번째로 특정 지역의 시그니처스토어와 지역기업가의 존재(힙한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는 요즘의 SNS 문화가 결합되어 함께 만들어준 변화 같다), 두번쨰로 교통과 기술의 발달(거의 매년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연장되고 , GTX 등이 개통되면서 점점 서울 외곽 및 경기도로 인구가 많이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내 생각으론 서울의 물가와 집값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외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일자리는 여전히 서울에 존재하기에 사람들의 이동/생활반경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일하는 서울에서 각자의 베드타운으로 돌아가 남부럽지 편안한 휴식, 개성있는 휴식을 취하고 다른 지역으로 나들이도 갈 수 있는 수준의 환경이 마련되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서울 인구 집중화가 심각해 지역 개성화에는 한계가 많고, 저자도 리퀴드폴리탄이 지금을 표현하는 트렌드라기보다는 '앞으로 지향해야할 트렌드'라는 점에서 넣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Supporting One Another: ‘Care-based Economy’ 돌봄경제
인간은 누구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다. 초개인화하는 나노사회, 1분 1초가 아까운 분초사회에서, 돌봄의 시스템화가 중요해졌다. 돌봄은 이제 단지 연민이 아닌 경제의 문제다.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사회적 약자들만이 그 대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다. 돌봄경제는 바로 나의 문제인 동시에, 우리 조직과 사회의 경쟁력이다. 돌봄이 단순히 복지 차원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에서 돌봄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 기술적 움직임을 돌봄경제라고 명명한다.
1. 배려돌봄(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방문요양서비스 '케어링' 등 돌봄테크) 2. 정서돌봄(AI스피커를 통해 노인의 고립감을 해소) 3. 관계돌봄(보통사람들의 돌봄. 임직원돌봄, 롯백 상담소 둥)
> 이것만은 진짜 좀 그냥 끼워맞추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깊게 해본다 ㅋㅋㅋ 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자잘한 예시들이 굳이 요즘 특히 떠오르는 혹은 막강하게 점유력 있는 예시들이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진화할 수록 서로에 대한 돌봄을 필요로하고, 이에 관한 산업과 기술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생활 속에서 돌봄경제라는 트렌드 키워드를 접목시킬 수 있는 내용들을 만나게 된다면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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